"주가 220% 올랐다"…유럽서 '1위' 최고 성적표 낸 '이 기업'

입력 2024-01-03 09:04   수정 2024-01-0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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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년 역사의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가 지난해 200% 넘게 상승하며 유럽 증시에서 최고 성적을 냈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롤스로이스 주가는 221.57% 올랐다. 1987년 민영화 이후 36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유럽 증시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스톡스유럽600지수 내에서도 1위를 달렸다.

미국 S&P500지수가 24% 뛰는 동안 영국 FTSE100지수가 불과 3.8%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49%)보다도 월등히 높다. 롤스로이스의 시총은 약 320억달러로, 3560억달러 수준의 노보노디스크의 10분의 1 수준이다.



롤스로이스 주가가 뛰기 시작한 건 지난해 2월이다. 투판 에르긴빌직 최고경영자(CEO)는 1월 취임 직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공약했다. 그는 △운전자본 감소 △효율성 증대 △기업 문화혁신 등 7가지 개선 분야를 제시하면서 “수년간 이어져 온 실적 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공식이 있다”고 밝혔다. 파노스 카쿨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포함한 고위 임원 절반을 갈아치웠고, 감원도 단행했다. 에르긴빌직 CEO는 “시장 상황에 휘둘리기보다는 회사 주도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야 한다”며 롤스로이스가 “더 많은 이익과 현금흐름을 창출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첫해인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5년간 롤스로이스의 총주주수익률(TSR)은 ?67%로, 동종업계 내에서도 저조했다. 팬데믹 종료와 함께 글로벌 항공 산업이 되살아나자 롤스로이스 실적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2021년 11억파운드에 불과했던 연 매출은 1년 뒤 127억파운드(약 21조원)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7%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이 회사 영업이익은 다섯 배로 불어났다. 2022년 시장 예상을 뛰어넘고 5억5000만파운드를 기록했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3년 8억파운드(약 1조3000억원)까지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시장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롤스로이스의 턴어라운드에는 석유업계 베테랑으로 불려 온 에르긴빌직 CEO의 단호한 전략적 판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FT는 그가 “롤스로이스의 단점을 잔인하고도 솔직하게 말했고, 과감한 조직 개편과 감원을 단행함과 동시에 야심 찬 재무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한 월가 투자은행(IB)들은 2014년 10월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 회사에 비중확대(overweight) 등급을 부여했다.

데이비드 페리 JP모간 애널리스트는 “CEO가 이 정도로 단기간에 기업 주가를 띄운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항공기 엔진) 시장 반등이 12개월 전부터 예상됐던 점을 고려할 때 2023년 롤스로이스의 실적 개선은 에르긴빌직 CEO의 이니셔티브에서 기인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분석했다.

롤스로이스는 2027년 영업이익 목표를 2022년의 4배 수준인 28억파운드(약 4조6000억원)로 설정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3~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핵심 사업인 민간 항공우주 분야에선 2.5%에 불과했던 영업 마진이 경쟁사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맞먹는 15~17%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지난해 유럽 증시에선 롤스로이스 외에도 BE세미컨덕터인더스트리즈(141.25%), 막스앤스펜서(120.92%), TAG이모빌리언(118.28%), 멜로즈인더스트리즈(101.03%) 등이 100%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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